‘슈퍼 노멀’을 지향한 궁극의 아반떼 AD 1.6 GDI

‘슈퍼 노멀’을 지향한 궁극의 아반떼 AD 16 GDI 현대자동차의 신차는 등장할 때마다 큰 관심을 모은다

저변이 그만큼 넓기 때문이다 새로 등장한 현대차 아반떼 AD는 ‘슈퍼 노멀’이라는 다소 과감한 캐치프레이즈를 선언하고 출시했다 대중차의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6세대로 거듭난 아반떼 AD는 과연 ‘슈퍼’를 논할 자격이 있을까? 글_김경수 사진_고석연

고백하건대 나는 현대차 아반떼 시승회에 초청받지 못했다 궁금하던 모델이어서 아쉬운 마음은 컸지만 별 수 없이 시승회에 참석한 자동차 전문기자들의 시승기를 눈여겨 봐야 했다 그들의 평가는 대체로 호평 일색이었다 는 “준중형차 이상의 상품성을 갖췄다”라고 평가했고,  의 평가는 “도로의 굴곡을 제법 유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차체를 잘 잡는다”, 의 시승평은 “잔잔한 호수 위를 달리는 듯한 승차감도 인상적이다”고 평가했다 다른 매체들의 평가도 아반떼가 지향하는 소비자의 눈높이를 잘 맞췄다는 분석과 함께 좋아진 연비와 높은 강성에 대해 호평을 내놓았다

사실 시승기를 쓰기 전에 언론사의 반응을 미리 보는 것은 좋은 짓이라고 할 수 없다 이렇게 반응을 미리 살피고 시승을 하게 되면 설사 개인적으로 시승간에 단점으로 꼽을 요소를 찾아낸다고 해도 동업자들의 평가가 생각나 주저하게 된다 결국 자기 생각을 객관화하고 대체로 ‘튀지 않는’ 선에서 그럭저럭 대세를 따르고 만다 그래서 시승기를 쓰기 위해 신차를 시승하면 사전에 이런 시승기에서 아예 눈을 떼려고 노력한다 다른 글로 인해 방해 받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해서 이번 시승은 평단의 호평 그리고 아반떼의 캐치프레이즈에 ‘슈퍼(Super)’라는 단어를 스스럼없이 꺼내 쓴 자신감의 근거가 무엇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제네시스-쏘나타로 이어지는 패밀리 룩 신형 아반떼의 내외관 디자인은 많은 부분 기존 모습에서 진일보했다 특히 헥사고날 그릴은 이제 완전히 현대차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로 자리잡은 모습이며, 꼼꼼히 살펴보면 아반떼 MD와의 디자인 연결고리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뜯어보는 재미마저 새록새록 생겨난다 그런 가운데 전례가 없이 낮게 엎드린 프런트 범퍼는 한껏 추켜올린 스포일러 일체형 트렁크와 대조를 이루며 파격적인 모습도 보여준다

사이드 뷰는 전작에서 보여준 ‘쿠페 스타일’을 그대로 따르고 있으면서 디테일을 치밀하게 다듬어 세련된 감각을 뽐낸다 다소 과장됐던 MD보다는 차분하고 세련미를 더한 형태로 거듭났다 아반떼 MD가 볼륨감을 통해 힘을 강조한 디자인이었다면 아반떼 AD는 직선과 면을 강조해 속도와 간결함이 느껴진다 앞 유리를 한껏 뒤로 눕혀 공기의 저항을 줄이는 한편 대시보드 수납기능도 챙겼으며 트렁크를 높여서 적재공간도 넉넉히 확보했다 기능과 연결되는 형태가 디자인으로 마무리되도록 만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테리어는 상위급 모델인 제네시스와 쏘나타의 ‘리틀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수평기조의 인테리어와 더불어 직관적인 버튼 구성, 살뜰하게 챙긴 수납공간을 보면 상위모델에 대한 목마름을 지워버릴 수 있다 헤드룸과 레그룸 역시 충분하고 시트의 착좌감은 한국인의 체형에 완벽하게 들어맞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사실 승차감의 8할은 바로 이 시트 착좌감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시승했던 모델 가운데 가장 정확한 운전자세를 잡을 수 있었다

달리기, 여전히 섭섭한 구석은 남는다 아반떼 AD(132마력)는 이전 MD(140마력)보다 출력이 감소했다 수치상 출력이 줄었지만 실용영역에서는 더 큰 파워를 낼 수 있다는 현대차의 설명은 엔진개발의 한계를 시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만 남겼다 시승모델은 16 GDI 버전으로 부가세를 제외한 가격이 1,500만원이 채 되지 않는 아반떼 엔트리급 버전으로 자동변속기와 몇 가지 편의사양만 더한 모델이다

부드럽게 눈을 뜬 엔진은 이내 속도를 올리자 곧바로 한계를 드러냈다 얼마나 보챘다고 벌써부터 처지나 싶을 만큼 퍼포먼스와는 거리가 멀다 저속부터 파워를 더하는 느낌은 이전보다 좀 올라간 듯싶지만 그것도 아주 미세한 수준이다 중속 이후의 변화도 너무 느슨해 운전자가 채근해도 어렵사리 속도를 올릴 뿐 교감을 나누는 면은 없다 드라이브 모드 역시 에코와 노멀 그리고 스포츠가 있지만 모드간 드라이빙 감각이 차별화되지 않는다

고속에서 핸들링도 딱히 날카로워졌다고 평가하기에는 그 정도가 너무 미약한 수준이었다 스티어링 휠 유격 역시 양 끝으로 갈수록 커지고 감각도 둔해졌다 6단 자동변속기는 가장 인기 있는 7단 DCT에 밀려 구색만 갖추는 수준이지 엔진에서 뿜어내는 토크를 조화롭게 다스리지 못했다 서스펜션은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은 튜블러 빔(CTBA) 타입이다 아반떼 MD의 토션 빔과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셋팅을 변경해 좀 더 진득하고 노면을 다스리는 능력이 좋아졌다

아반떼 AD가 이전 세대 모델과 분명한 선을 긋는 것은 정확히 두 가지다 첫째는 차체 강성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제동력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특히 차체 강성은 주행 시에 바로 확인될 만큼 눈에 띈다 차문을 여닫거나 혹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고속으로 코너링을 돌아나갈 때 중심이동이 원활하다 초고장력 강판을 53%까지 적용한 효과를 그대로 누릴 수 있다

제동력은 가장 신통한 부분이었다 경쟁모델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일지는 비교시승을 통해 확인해 봐야겠지만 이전에 시승했던 그랜저와 아슬란 등에서 느낄 수 없었던 수준이다 신차 컨디션이라고 해도 반복해서 브레이킹을 시도해도 안정적이어서 신뢰할 만한 기준이 꽤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가솔린과 디젤 모두 경험해 보고 선택하길 현대차는 아반떼 AD를 ‘슈퍼’와 ‘노멀’이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단어로 표현했다

이번 시승에서 ‘슈퍼’한 요소를 콕 집어내리라고 다짐했지만 16 GDI 모델에서는 ‘슈퍼’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오히려 16 GDI 모델 시승 후 16 e-VGT와 7단 DCT 변속기 조합을 갖춘 아반떼가 6세대 모델의 주력기종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겼다

물론 디젤과 듀얼 클러치의 조합이 더 뛰어날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아니다 아반떼 AD를 구매리스트에 올리겠다면 반드시 16 GDI 뿐 아니라 16 e-VGT 모델 시승을 권한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아반떼 AD에 ‘슈퍼 노멀’이란 표현은 분에 넘친다

아반떼 AD에 더해진 진일보한 요소, 예를 들면 높아진 차체 강성이나 세련된 외관 디자인과 안락한 실내에 자신감을 갖는 것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디자인은 ‘패밀리룩’의 함정에 갇혀 개성을 잃었고, 주행감성은 차체 강성에 기댔을 뿐 엔진과 조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더구나 여전히 다양한 편의사양을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없는 현실(44만원짜리 선루프를 넣으려면 스마트 트림부터)은 여전히 뒷맛에 씁쓸함을 남긴다 ‘아반떼를 사러 갔다가 소나타 산다’는 이야기를 흔히 하는데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두 가지 원인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편의사양을 추가하다 보니 차라리 윗급 모델을 사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고, 두 번째는 아반떼만의 매력 어필이 안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현대차는 중형 및 중소형 차급에서 가격대 성능비는 내세울 수 있겠지만 브랜드 파워는 기대하기 어렵다 아반떼 AD만의 고유한 아이디어와 매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슈퍼 노멀’은 다음 세대 아반떼에게 기대하자